해야할 일이 많을 때, 생산성이 자꾸 떨어지고 있을 때, 회사에서는 종종 우리에게 더 많은 시간을 회사에 쏟아붓길 바라고, 우리 스스로도 회사에서 더 오래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심층적인 조사를 해 본 결과 토니 슈와츠와 캐서린 맥카시는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닌 에너지를 양호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글은 스티브 워너 씨의 사례를 예로 들며 시작한다. 37세의 스티브 워너씨는 존경 받는 언스트 앤 영의 파트너이고, 결혼하여 네 아이를 두고 있다. 저자가 워너씨를 만났을 때, 그는 매일 12~14시간 씩 일하고 있었고, 언제나 피곤했으며, 저녁에 퇴근해서 가족들에게 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어서 죄책감을 느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꼬, 운동할 시간은 없었으며, 건강한 식사는 거의 하지 못하고, 대신 책상 위에 군것질 거리를 두고 먹을 뿐이었다. 이는 그리 특별할 것 없는 모습이고 — 특히 한국에서 — 상당히 흔한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활로 집중력이 떨어지면 우리는 자꾸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일을 처리하려고 드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은 한정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필요하다고 해서 무작정 시간을 더 쏟아부을 수 없다. 열쇠는 구성원의 에너지 레벨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조직 관점에서도 개인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뽑아낸다는 생각에서 개인을 동기부여하기 위해 구성원에게 투자한다는 생각으로의 이동이 필요하다.
개인들도 건강한 습관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말한 워너 씨의 경우에도, 습관을 바꾸고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일찍 잠에 들고, 잠을 푹 자기 위해서 술을 마시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했기 때문에 아침마다 운동을 하게 되었고, 두 달이 채 안되어 7kg 정도가 빠졌다. 여전히 긴 시간 일해야 하지만, 점심에는 반드시 사무실 밖으로 나가서 먹으며 기분을 새롭게 한다. 집에 왔을 때는 마음이 가벼워져 있어서 가족과 더 잘 지낼 수 있게 되었다.
건강한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서 저자는 와코비아 은행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여러 해에 걸쳐 트레이닝과 성과를 관찰했고, 결론적으로는 건강한 습관을 통해서 에너지의 양과 질을 높이는 것이 생산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는 에너지를 네 가지로 나누어서 이에 맞는 습관을 형성하도록 트레이닝을 수행했다. 첫 째는 육신으로 물리적인 에너지를 늘릴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양에 가깝다.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잘 쉬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감정으로 에너지의 질에 대한 것이다. 대부분 그러하겠지만,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가장 집중해서 일을 잘 할 수 있다. 물론 긍정적인 감정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는 유용한 방법의 한 가지로 복식호흡을 깊이 하는 것을 추천한다. 긍정적인 감정을 강화하는 다른 좋은 방법은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것이다. 손 편지를 쓰든, 메일을 보내든, 전화를 걸든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면서 그래서 고맙다고 말하는 것이 긍정적인 감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셋 째, 정신은 에너지를 어디에 집중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제는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실제로 사람은 언뜻 그렇게 보일 때가 있을지언정 멀티태스킹을 할 수 없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할 수 있고, 동시에 여러 개의 일을 하려 들다가는 그렇게 한 모든 일의 질이 나빠지게 된다. (나도 관련한 상담에서 중요한 것은 멀티 시프팅 Multi-shifting이라고 들었었다. 내가 해야할 일들을 최소의 단위로 잘 쪼개서 — 이는 GTD 개념과 유사하다 — 하나를 완료하고 상황에 맞춰서 다음에 할 일을 잘 고르는 것이다) 그러니 만약 가능하다면 하나의 일에 집중할 필요가 있을 때는 방해받지 않는 공간으로 장소를 잠시 옮기고, 이메일이니 문자 알림이 하는 것은 모두 꺼두는 것도 좋다. 이메일 같은 것은 당장 급한 것이 아니라면, 시간을 정해두고 하루에 한 번이나 두번 나누어서 처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에너지를 쏟아붓는 일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지금 하는 일이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와 부합한다면 긍정적인 에너지 상태를 더 잘 유지할 수 있고, 더 집중하고, 더 오래 견딜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점점 업무가 바빠지다 보니 이 주제에는 집중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에너지 트레이닝에서 이 주제를 가장 먼저 꺼내는 것은 생산성 측면에서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 무시되기 십상이다. 앞의 세 가지를 통해 먼저 에너지 레벨을 높이고, 마지막으로 오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번아웃 증후군이란 것이있다. 지칠 때까지 업무에 집중하다보니 에너지가 바닥나 버려서 더 이상 무언가를 할 의욕을 상실해 버리는 현상이다. 때때로 누구보다 에너지가 넘쳐보이고, 대단한 의지와 노력으로 높은 자리에 올라갔다고 생각한 사람이 어느 순간 회사를 그만둬 버리거나 심하면 자살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에너지를 관리하면서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유지한 것이 아니라 눈 앞의 일에만 집중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하기만 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물의 물은 계속 꺼내 써야 다시 차오르는 것이 맞지만, 무턱대고 펌프를 달고 퍼내다가는 지하수까지 다 말라버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