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멀티태스킹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에요
Fast Company에 기고된 Sorry, But Your Brain Only Knows One Way To Multitask Effectively라는 글을 번역/정리해 보았습니다.
멀티태스킹이 나쁘다는 뉴스는 이제는 새로운 소식도 아니지요. 최근 몇 년간 사람들은 심리학자들이 지난 수십년간 알아왔던 것을 이제 알아가고 있습니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다가는 둘 다 제대로 못하게 될 거란 것이요.
그런데, 한 번에 하나씩 (Monotasking)을 금과옥조처럼 여긴다고 하더라도 한 가지 계산이 찜찜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의 업무에 집중하고 있을 때, 일을 충분히 잘 하든 못하든, 사실 당신은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제법 효과적으로 잘 해내고 있거든요. 아마 내가 동시에 잘 해낼 수 있는 일이 있을거라고 의심할 법해요.
그리고 사실 맞는 말이에요.
사실은 우리 뇌가 정말 완벽하리만치 잘 하는 그런 종류의 멀티태스킹이 하나 있긴 합니다. 평소엔 멀티태스킹이라고 잘 생각하지도 않는 것이죠. 바로 지금 예를 하나 들자면,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컴퓨터에다 타이핑도 하고 있어요.
이 두 가지는 마치 하나의 똑같은 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의식적으로는 완전히 별개의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나는 요리사들이 복잡한 대화를 하면서 야채를 다지는 것도 많이 봤죠. 그리고 아마 당신도 길을 걸어가면서 누군가와 대화를 하거나 복도를 걸으면서 머릿속으로 미팅을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우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이런 일들이 멀티태스킹으로 보이지는 않겠지만, 당신 뇌에게는 틀림없이 멀티태스킹입니다. 사실, 이런 일들이 바로 우리의 마음이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멀티태스킹입니다. 이것이 바로 당신의 동료와 복도를 걸으면서 대화를 나눈 것은 그렇게 쉬운 반면에, 이메일을 작성하면서 대화하는 것은 도무지 진도가 안나가는 이유입니다. 당신의 뇌가 느끼는 차이점이 뭘까요.
작업기억이 덜 작업하게 하세요.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려는 것의 한계는 명확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겠지만, 우린 손이 두개니까, 만약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고 하고, 그 두 개 일이 모두 손을 써서 해야하면 하나씩 할 수 밖에 없죠.
그런데 이건 물리적 제약이고, 정신적인 것은 아닙니다. 이와 관련된 부분은 우리의 의식 구조 중 하나인 _작업기억_이라는 것과 연관되는데, 작업기억이란 것은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 마음속에 동시에 잡아둘 수 있는 정보의 양이라고 볼 수 도 있습니다. 멀티태스킹을 하려면 여러 정보를 동시에 기억하기 위해서 작업기억을 쓸 수 밖에 없어집니다. (역자: 컴퓨터의 램 비슷한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우리의 장기기억은 하드디스크이고, 실제 프로그램을 돌리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을 램에 올려놓고 돌려야 하죠. 하지만, 램 용량이 한정되어 있으니,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돌리려면 버벅거리거나 팅겨나올 수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재밌는 것은 멀티태스킹이 실제로 작업기억을 _확장_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은 _아니_라는 점입니다. 반대에 가깝죠. 멀티태스킹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어떤 작업이 필요로 하는 작업 기억의 필요량을 줄여야합니다. 바로 여기서 _습관_이 등장하네요.
습관은 어떤 행동을 특정 정신적/물리적 환경과 연계합니다. 본질적으로 습관은 바로 그 환경이 준비되었을 때, 기억에서 끄집어 내어져서 자동으로 수행되게 해 줍니다.
만약 당신이 숙련된 운전자라면 단지 차에 앉는 것이 당신 뇌가 엑셀과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것 같은 습관을 자동으로 끄집어 내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런 걸 하려고 작업기억을 혹사시킬 필요 없어요. 비슷한 원리로 키보드 앞에 앉아서 “앞”이라는 글자를 치려고 할 때 타자연습이 충분히 되어 있다면 알아서 손가락을 먼저 “ㅇ”으로 그 다음에 “ㅏ”, 마지막으로 “ㅍ”으로 움직이게 해줄 것입니다. “2 + 3”이라는 식을 듣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인 산수만 익혔다면 굳이 손가락을 꼽아보지 않고서도 5를 계산할 수 있을 겁니다.
습관과 맥락을 연결하기
습관은 정보와 행동을 장기기억에서 바로 꺼내 오기 때문에, 당신의 뇌가 작업 기억을 부분적으로나 전체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일단 무언가가 습관이 되면, 당신은 그 습관을 작업 기억을 써서 수행해야하는 일과 더 쉽게 통합할 수 있게 됩니다.
사람들이 타자연습을 하는 것은 나중에 본인이 문서작업을 할 때, 타이핑하는 것에 정신적인 부담을 주지않고 문서 작성에만 몰입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맥락이 행동을 불러내고, 당신의 뇌는 어느정도 자동으로 그 일을 수행하는 것이죠. 다시 말하자면 당신이 어느정도 멀티태스킹을 해야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면, 그러한 업무의 맥락 안에서 습관으로 바뀌어 질 수 있는 업무의 요소를 찾고 싶어질 것이란 점입니다.
그런 다음, 그 요소를 연습하겠죠. 연습을 통해서 충분히 반복하고 나면 장기 기억에 그 요소가 저장될 것입니다. 그러면 다음에 그 일이 필요한 환경에서 당신의 뇌는 그 요소를 자동으로 끄집어 낼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당신은 어떤 상황이 왔을 때 그러한 정보나 행동을 자동으로 꺼내고 싶어질 것이기 때문에, 아마 습관을 개발하기 위해 연습할 때와 멀티태스킹을 해야할 상황 간에 일관성을 만들기 원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세요. 모든 컴퓨터 키보드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은 처음 키보드를 연습할 때와 나중에 여러 상황에서 타이핑을 해야할 때, 일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고 말입니다.
물론 이런 식의 기준은 키보드를 사용하는 공동체에 의해 강제된 것이긴 하지만, 당신은 당신 작업 환경 사이에 어떤 일관성을 만들어 낼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다가올 일정을 기억해 두기 위해서 포스트잇을 많이 씁니다. 그런데, 포스트잇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곤 했고, 그 때문에 정신도 산만해지고, 일도 비효율적이 되곤 했습니다. 난 마침내 내 컴퓨터 모니터 아래 특정 장소에 언제나 포스트잇을 두기로 했고, 절대 움직이지 않았어요. 지금은 다른 일을 하면서 손만 뻗어 포스트잇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거 정말 너무 간단해 보이죠? 정말 그래요. 그런데, 이렇게 우리 업무의 작은 측면들을 습관으로 바꾸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맥락에 맞춰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는데 말이에요. 만약 당신이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일을 하면서 “작업기억”에 걸리는 부하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멀티태스킹이 어떤 측면에서 당신 업무의 효율성을 좀 줄인다고 하더라도, 이런 방식으로 당신의 습관이 당신 뇌가 덜 피곤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