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직업 선택이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나


페이스북의 직원 두 사람이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직업과 가족관계를 표시한 사람들의 연결관계를 통해서 재미있는 조사를 수행했고, 그 결과를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조사 대상은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페이스북 프로필에 가족관계와 직업을 표시한 사람들입니다.
  2.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삭제하였고,
  3. 조사의 목적은 형제/자매 또는 부모의 직업이 특정인의 직업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는 것입니다.
  4. 직업은 구체적인 개별 직업이라기 보다는 직업군으로 묶여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아과의사, 내과 의사는 다 의사라는 하나의 그룹으로 보는 식이지요.

부모의 직업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 부모의 직업은 분명 자녀의 직업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영향력에 아주 큰 의미를 주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봤을 때, 자녀들이 부모와 같은 종류의 직업을 선택할 확률은 그렇지 않은 경우의 몇 배가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확률이란 그렇게 높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군인 아버지를 둔 아들이 군인이 될 확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 군인이 될 확률보다 5배 높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업군인의 아들 넷 중 하나만 군인이 됩니다.

농부나 어부의 경우에는 그 격차가 더 커서, 아버지의 직업을 계승하는 경우가 오직 3%에 불과하지만, 부모가 농부나 어부가 아닌 사람이 이 직업을 선택할 경우보다 확률이 무려 7.6배 높습니다.

그렇다면 형제 사이에서는 어떨까

형제들은 같은 부모를 공유하고, 경우에 따라서 (쌍둥이)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보니, 위의 사례보다 같은 직업을 공유하는 경우가 훨씬 더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동성의 형제와 같은 직업을 선택할 확률은 평균 15% 수준으로, 동성, 동년배 집단이 같은 직업을 선택할 확률인 8.6%의 거의 두 배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쌍둥이의 경우에는 그런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서 무려 24.7%가 같은 직업군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개인의 선택

부모의 직업보다 형제의 직업과 유사성이 더 높다는 것은, 부모의 직업보다는 양육 방식이나 가정 내의 문화가 자식의 직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여전히 어려서부터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종류가 직업 선택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고해도 가족구성원의 영향을 받기보다는 자신의 선택에 의해서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훨씬 높고, 절대값으로 비교해 봤을 때는, 그런 영향이 없는 것과 아주 큰 차이는 나지 않습니다.

물론 이 조사도 한계는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부모 자식관계를 밝혀둔 사람만이 대상이 될 수 밖에 없고, 직업도 정확하게 기재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그 대상도 미국에 국한된 것으로 보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직업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한 측면에 대한 설명을 보여 준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유사한 자료와 비교해보면, IT나 산업의 발달, 새로운 문화의 유입과 함께, 직업 선택에서 가족의 영향력이 어떻게 감소해가는지, 증가하는지를 보여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