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인 소비자? 언짢은 사람들이야!


Fisher 경영대학의 Rebecca Walker Reczek과 Daniel Zane, McCombs 경영대학의 Julie Irwin이 한 가지 연구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청바지를 사려는 구매자들에게 시간 제한이 있어서 다음의 특성 중 2개에 대해서만 알 수 있을 때, 무엇을 알아보겠느냐는 것이었죠.

  1. 가격
  2. 스타일
  3. 워싱
  4. 아동 노동에 대한 관행

그리고 이 중에서 노동 관행에 대해 알아보지 않겠다고 선택한 사람들에게 다시 노동 관행을 확인해본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긍정적인 요소들(매력적이다, 새련되다)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하고 부정적인 요소들(이상해, 지루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왜?

Reczek은 과거의 연구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노동 관행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이 궁금했던 것은, 그렇다면 이 사람들이 윤리적으로 소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이었죠.

결과는 그리 밝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왜 사람들은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일까요?

실제 사람들이 어떤 윤리적인 사람들을 보았을 때는 둘 중 하나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감명받거나, 윤리적인 사람을 깔보는 것이죠.

이 경우에는 윤리적인 사람을 낮춰보는 방향으로 사람들이 생각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왜?

그래서 왜 사람들은 감명받는게 아니라, 낮춰보는 것일까요? 윤리라는 것이 사실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굳이 그런 걸 따지는 사람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예비 테스트를 해본 결과 이 사람들은 실제로 윤리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리가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과 비교해서 더 윤리적으로 행동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내 입장을 보호해야 하거든요.

“내가 특별히 나쁜게 아냐. 그 사람들이 이상한거지.”

윤리적인 사람들을 무조건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번 째 조사에서 다른 것은 모두 첫 번째 실험과 같도록 디자인 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윤리적인 사람에 대해 질문하기 전에 웹사이트를 클릭해서 무료로 기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더니, 다른 사람들을 낮춰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동 노동에 대해서도 더욱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감명받는 경우는?

다른 사람의 윤리적인 행동에 그 자체로 감명을 받는 경우는 사실 조금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두드러진 경우는 어떤 영웅적인 행동이나 삶을 목격했을 때 입니다. 예컨데, 마더 테레사의 삶을 보거나, 소방관의 헌신 같은 것들이지요.

이러한 행동이나 삶을 보면서 감명 받는 것은, 우리가 그러한 높은 수준의 헌신은 예외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나 자신을 쓰레기처럼 생각하지 않고서도 그 사람들에 대해서 존경하고 감명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할 수 있는 사소한 행동에서 더 윤리적으로 행동한 사람을 보면… 왠지 내가 정말 나쁜 놈인 것 같죠.

다만 이 연구를 통해서도 아직 다른 사람이 더 윤리적으로 행동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하는 점은 좀더 연구되어야 할 점입니다. 그리고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도.

활용

윤리적인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 윤리적 생산을 하는 기업은 해당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광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정보를 굳이 찾아보지는 않아요. 하지만 일단 알게 되면 더 윤리적으로 행동하고자 합니다. 일상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할 때, 자신이 더 윤리적인 양 말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그냥 명확한 사실 관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는게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