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로운 감각을 창조할 수 있을까
TED에서 Can we create new senses for humans?라는 제목의 강의가 있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듣기 시작했다. 20분이라는 TED치고는 꽤 긴편의 강의였음에도 내내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제목만 보고는 단순히 새로운 과학적 발견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이야기는 — 물론 그것을 포함하고 있지만 — 발견, 그 이상이었다.
우리는 눈, 귀, 손이나 발의 촉각 등을 통해서 감각을 느낀다. 예를 들어 눈으로 가시광선을 볼 수 있는데,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이란 주파수 중에서도 10조분의 1정도의 영역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여러 동물들의 경우에도 어떤 곤충은 열과 냄새를 느끼고, 뱀장어는 전기 파장을 느끼고, 박쥐는 소리의 파동을 감각으로 느낀다. 독일어로 이러한 개념을 Umwelt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렇다면 뇌는 이 모든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 것일까. 시각을 위한 처리 기능, 촉각을 위한 처리기능, 청각을 위한 처리 기능 따위가 별개로 존재하는가? 연사인 David는 그렇지 않으며 오히려 뇌를 제외한 다른 감각기관은 Plug-and-Play에 가깝다고 한다. 무엇이든 뇌에 연결되어 정보를 제공하면 뇌는 그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인데, 예전에 읽은 책에서도 이 강좌에 소개된 시각장애인과 함께 진행한 실험이야기가 있었다. 시각장애인의 혀에 자극을 주는 장치를 붙이고 카메라에 보이는 것의 정보를 혀로 전달하면 시각장애인의 뇌는 그 정보를 받아들여 마치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David는 이를 PH(Potato Head) Model이라고 불렀다.
그가 들려준 최신의 연구는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있어서, 누군가가 말하는 것을 패턴화하여 전달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시각 또는 청각을 잃은 사람에게 그에 상응하는 감각을 전달해 줄 수 있다. 사실 여기까지만으로도 나는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과학의 발전과 활용이 현대적인 의미에서 기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 사람이 하고 있는 연구는 생각보다 더 심오했다. 문득 드는 생각은 마치 X-men의 Xavier 박사 같은 능력을 가능하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 사람이 실제로 보여준것은 #TED2015가 달린 트윗을 분석해서 긍정적인 어휘와 부정적인 어휘의 수를 입고있는 조끼에 전달해서 진동을 주기도 한다. 그는 이렇게 우리의 Umwelt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